2009.03.29 삼각산 산행
참가자 : 제정훈(80) 외 1인

춘래불사춘
아직도 남아있는 북사면의 잔설들 만큼이나 서강오비의 부활의 봄은 머뭇거리며 오더이다

불쑥 모습을 보여주실
뜻밖의 선후배 얼굴들을 예감해 보며
기대 반 흥분 반(^^!)으로 아침밥도 생략한 채
너무나도 익숙한 우이동 아스팔트 오름길을 뛰었습네다 
진달래 능선 초입에서 정훈이가 말없이 건네주던
김밥 한 줄이 없었으면 참 서글픈(?)  일요일로 기억될 뻔 했네요

그래도 역시나
인걸은 간데 없으나 산천은 의구 합디다
전 개인적으로 삼각산 오름길은
여기 진달래 능선과 곰바위 능선 무당골 옆 능선길 저쪽 염초봉 능선 따위의 길들을 좋아하지요
비교적 호젓하니 인적도 드물고 초입부터 바로 산에 든 느낌도 주고
무엇보다 옛 추억들(^^!)이 어른거리는 길이기도 해서요

군데군데 진달래 꽃들이 반겨주었으나 나무들은 아직 부끄러운듯 꽃봉오리 모양새로 가슴을 가리고들 있더군요
능선에 올라서서는 준비해간 망원경으로 인수봉에서 바우하는 사람들을 마냥 부러워했습니다
그나마 아직도 손가락 발가락 끝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에
어깨를 괴롭히는 오십견(?)을 잊을 수 있었습네다 흐흐

진달래 능선을 다오르니 인간들(?)이 많아지는 듯해서 정훈이와 의기투합
이준열사 능 있는 방향의 가지능선을 따라 한적한 계곡에 짱(^^!) 박혀 복분자술로 지친 심신을 달래기로 했지요

산좋고
물좋고
산친구 좋고
술 좋고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낭만에 대해서 
잃어버린 것에 대해서
포기라는 것에 대해서....  우리의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이어가고

그렇게 또 너무나도 귀한 우리들의 하루해가 아쉽게 저물어 가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