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표가 해준 칭찬 때문에 뿅~~가서 또 하나 올립니다. 오기랑 원표만 읽어줘도 좋다~(^_____^!)

오늘 오후에야 드디어 핸펀으로 찍은 사진을 다운 받을 수 있었다. 이제 알고 보니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닌데... 그동안 왜 이렇게 힘들었었는지..ㅋ 핸펀으로 사진 찍는 것도 지난 달 한라산 정상에서 처음 만난 그나마 좀 젊게 보이는 아줌마가 찍어주고 가르쳐주어 배웠으니 할 말이 없다.

4월 17일 저녁에 인천연안부두에서 배를 타고 4월 18일 아침에 제주항에 도착하였다. 피크 시즌을 맞아 139,000 원짜리 여행사 상품으로 한라산 등산일정을 잡은 등산객이 대부분인 승객들로 거의 모든 객실을 가득 채웠었는데 그들을 성판악으로 실어 나르기 위한 관광버스가 30 여대는 되어 보였다. 공항보다 훨 많다! 떼거리로 몰려 다니는 데는 반사적으로 거부반응이 나오는지라 어디로 튈까 궁리하다 곧장 차를 타고 집으로 갈 생각은 전혀 없고 달리 갈 데도 없는지라 계획대로 한라산을 오르기 위하여 좀 여유 있을 듯한 어리목으로 향했다. 아침식사는 선상 식당에서 마쳤으나 점심을 무엇으로 할지 걱정하다 매점에서 발열도시락을 발견하여 기경험자에게 확인코 구매한 후 그 전달에 다녀간 길을 그대로 그러나 달라진 계절과 지나는 사람들 그리고 과거의 내가 아닌 그 날 현재의 나, 수많은 상념들을 숲속에 묻으며 또 나무와 돌 사이로 환영처럼 떠오르는 추억들을, 한 때는 사랑했고 또 다른 때 미워한 사람들과 나를 이미 잊었을 그래서 이제는 내가 잊어야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사이 어느 새 영실휴게소에 도착하여 그 날의 산행을 끝냈다.

4월 19일 아침엔 자명종 소리에 일찍 깨어났으나 많이 피곤했었던지 아침 밥과 찌게만 끓여 놓고는 입맛도 안당기고 하여 좀 눈을 붙이고 음악을 들으며 쉬다가 잠깐 졸았었는지 육지분들 도착할 시간이 다 되어버렸다. 할 수 없이 이왕 늦은 거 좀더 늦게 육지관광객들 다 출발한 다음 출발할 생각으로 시간 맞춰 천천히 성판악으로 갔다. 09:30 이제 호젓하게 올라갈 수 있을 시간임을 확인하고 출발! 그 전날보다야 낫겠지만 분명 앞쪽에 있을 대부대를 의식하며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정상행 마감시간도 따져보며 많지 않은 여유를 짬짬이 즐기며 세찬 바람부는 정상에 도착하였다. 똑 같은 산임이 분명한데도 언제나 올 때마다 다른 느낌을 주는지... 아마 이런 것이 지루함을 주지 않는 산의 매력이 아닌가 혼자 생각해본다. 하산하며 용진각대피소가 평지가 되었고 새로이 삼각봉 대피소를 호화 찬란하게 짓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나 언제 소가 다니고 말이 다녔던 그리고 옛날의 목동들도 함께 다녔었던 그 길을 따라 백록담에 올라볼까? 젊었을 땐 언제고 가능한 일인 줄로만 알았었는데 어느 새 길 안내하여주실 나의 선배들이 노인이 되고 한 분씩 이 세상을 떠나가버리고 계시니 애잔한 마음 한 켠에 담게 된다.

 

 

 

2009 년 4 월 19 일  한라산 동벽 정상에서

 

 

 

 

 

정상에서 관음사로 하산길에 정상을 바라보며... (핸펀캠이 광각렌즈가 아닌 관계로 파노라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