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벅... 두손을 모으고 머리 위에 올려 배꼽 근처로 자연스럽게 내리면서

두 무릎을 꿇고 두손을 바닥에 대고 머리를 조아리면서---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나누어 주시고, 복도 많이 지으시고.. 모두 모두 건강하세요...

 

같이 갈 선후배와 동기를 찾다가 마당치 않아서 포기하고 혼자 가기로 결심..

막상 설악산을 혼자가려고 하니 우선 짐이 만만치 않다. 역시 텐트가 문제.. 산장에서 잔다는 것은

경험상 내 체질에 맞지는 않고.. 일반 등산로로 가는 것도 영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 가족들에게도

미안하고. 이리저리 궁리하는 동안에 시간은 무척 빠르게 지나간다. 그러다가 눈소식이 있다.

허걱.. 그나마 같이 가려는 동기에게 '마누라가 위험하다고 가지말란다'는 연락이 오고 나역시

망설인다. 아니 이렇게 산에 가는 것이 힘든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찬도(나의 첫째 아이)야 산에가자." 

"아니 왜? 아빠 산악반 형들은 ...."

"음....그것이 이야기 하려면 거시기하다. 하여간 너 스키 타고 싶지? 아빠랑 설악산 갔다가 스키장에 잠시 들러서 타고.."

옆에 있던 막내   "아'빠 나두,"      책보던 진솔이도 "그럼 나는" 이렇게 해서 졸지에 가족 산행이 되었다.

 

새벽 6시에 출발, 미시령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 부지런히 달려 간신히 도착, 허나 해는 구름과 간간히 날리는 눈발 속에서

수줍은 얼굴을 보이지 않는다. 내쳐 달려 아침 먹고 울산바위로 출발. 눈이 꽤 내리기 시작한다. 1학년 동계 때에  휴식일날

울산바위로 잠시 갔다오는 시간에 눈이 10센티 정도 내려 그 다음날 1383리지 할때 눈밭에서 무지 고생하던 기억이 난다.

눈 덮인 울산암.. 언제 보아도 멋있다. 운동화만 신고 뛰어난 균형감각을 자랑하며 한손에 카메라 들고 쉬지 않고 쫒아오는

첫째 아이를 보며 세월의 흐름을 느낀다. 떠오르는 태양과 지는 해랄까? 난 온몸이 땀투성이인데 숨소리도 없이 잘 걷는다.

 

내려오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로 새해 덕담을 주고 받는다. 상당히 위험하고 어려운 코스인데도 점심 때가 가까이 오니

초등학생도 간간히 눈에 띈다. 이렇게 해서 설악의  당일 산행은 마무리.. 노루목에서 차 놓고(주차비 아끼려고) 걸어 가며

토왕성 폭포가 산위 걸쳐진 비단폭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쉽지만 뛰어난 산꾼 하나를 발견한 것으로 만족하고 다음

기회를 기다린다.  아흐ㅡㅡㅡㅡㅡ   아ㅏㅏㅏㅏㅏ 하....잇...

 

그 누구 없소.. 이제는 나 혼자  다닐라요.. 아쉽다... 정말 아쉽네 그랴....